인사말
 

      정보통신정책학회는 ICT, 즉 융합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연구하여 관련 학문 발전과 정책 수립을 위해 모인 학술 공동체입니다. 융합현상의 발아기였던 1993년에 설립된 우리 학회는 한 발 앞선 연구와 정책안 제시로 산업계의 선도자들과 함께 한국 ICT 발전에 기여해왔습니다. 주로 경제학자 중심의 초창기 학회원들은 한국의 유선 및 이동 통신이 경쟁을 통한 네트워크와 주파수 배분의 합리성을 달성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는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 수준의 통신 기술 및 서비스입니다. 이후 융합 현상의 가속화와 함께 경영학, 법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속속 동참하면서 우리 학회는 연구 범위와 패러다임을 넓혀 ICT 영역 전반에 대한 법적, 사회적 측면을 아우르게 되었습니다.

      융합현상은 다양한 차원의 이론적, 실천적 연구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경쟁, 발전, 고용, 소비자주의, 혁신 등의 경제적 측면은 물론 상호교류와 결속, 문화적 정체성, 콘텐트 품질 등 사회문화적 측면, 그리고 자유, 접근권, 다양성 등 정치적 측면에 대한 것들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현상은 기술 및 서비스라는 물리적 세계임과 동시에 그것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이 가치를 지니는 사회적 세계, 즉 의미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적극적 차원에서 융합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발전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정보의 품질을 향상하고, 공론장을 만들어 내고, 예술적 취향을 발전시키며, 상호교류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소극적 차원에서는, 발전의 이면에 발생하는 이용과 경험 및 의견의 양극화, 비사회적 콘텐트, 디지털 격차, 독점 등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ICT 관련 정책은 이런 다양한 차원과 다양한 층위의 문제들을 아울러야 합니다. 융합 현상은 융합 정책을 요구하며, 그에 앞선 인식의 융합이 필수적입니다.

      정보통신정책학회는 각 학제들이 지녀온 서로 다른 인식의 틀들이 합치는 매우 귀한 연구 공동체입니다. 신뢰와 우의가 바탕 된 패러다임들의 만남은 허공으로 튀어 반사되는 충돌이 아닌 자연스런 흡수와 지평의 확대를 가져옵니다. 각자의 선글라스를 벗고 동료의 것을 써봄으로써 새로운 색감과 초점의 조정을 경험해 보는 패러다임 융합의 공간이 바로 정보통신정책학회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권합니다.